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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현|클라이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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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만 춥고 몸은 완전 따듯하네요!

얼굴만 춥고 몸은 완전 따듯하네요!

테스터|전미현 · 클라이머

착용 제품|Women’s Macro Puff Hoody Size S

테스트 기간|7일

테스트 환경|2019년 11월 말 / 고창 선운산 / 영상 5도 / 비바람​

 

에피소드 #1 – 비와 바람에 강하다

11월 마지막 주에 선운산 등반이 잡혔고 이 시기의 선운산은 꽤 오랜만이었습니다. 몇 년 전에 한창 선운산에서 프로젝트 등반을 할 때 춥다고 아우성을 치면서 11월 마지막주까지 등반을 다니던 기억이 추억처럼 떠올랐습니다. 매번 루트를 오를 때마다 추위에 재킷을 벗는 게 끔찍하게 무서웠고, 로프를 하네스에 묶고 암벽화로 갈아 신고 초크백까지 허리에 두르고 바위에 바로 붙기 직전에 가장 마지막으로 재킷을 벗고는 했었습니다. 바위는 얼음장 같았고 손가락 끝의 체온이 무색할 정도로 손은 금방 곱았고 입김을 호호 불고 목 뒤로 손을 연실 넣어가며 추위를 달랬었습니다. 그 기억을 떠올리면 그렇게까지 등반을 해야 하나 싶은데도 쉽게 정의 내릴 수 없는 등반의 매력과 재미 때문에 이 추운 시기에도 신나는 발걸음으로 또 바위 앞으로 향하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다행이라고 해야할까요. 추울까봐 두려웠던 마음이 민망할 정도로 10월 초처럼 따듯했습니다. 한낮 햇살은 포근했고 등반하기 전에 과감하게 재킷을 벗어 던질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추위를 대비해 Macro Puff Hoody를 챙겨왔건만 입고 있으면 땀이 날 정도여서 앞 지퍼를 열어놓고 있었고 대부분 벗어서 자리 한 켠에 벗어 던져 놓고는 했습니다. 그래도 애물단지처럼 구박을 받지 않았을 수 있었던 건 주머니에 집어넣어 아주 작게 패킹이 되니 부피를 차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보통의 heavy down jacket 같으면 자체적인 부피도 솜방망이처럼 크기도 하고 압축쌕에 넣지 않는 한 기본 부피를 꽤 차지하니까 구박덩어리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호랑이 장가 가는 날이었을까요? 늦은 오후가 되면서 갑자기 하늘이 어두컴컴하게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갑자기 소나기라도 쏟아질 듯 먹구름이 잔뜩 몰려왔고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금세 추워졌습니다. Macro Puff Hoody를 얼른 꺼내 입고 단단히 지퍼를 채웠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후두둑! 쏴~~~~!” 하는 소리와 함께 비가 퍼붓기 시작했습니다. 등반하던 모든 이들이 등반을 멈추고 장비를 정리하고 짐을 펼쳐 놓았던 자리로 돌아가 부랴부랴 짐을 챙겼습니다. 비는 예상하지도 못하고 레인 재킷을 챙기지도 않았는데 걱정이었습니다. 이미 짐을 챙기며 한바탕 비를 맞았고 하산하려면 30분 이상을 걸어야 하는데 비는 그칠 기미도 없었습니다.

 

Macro Puff Hoody를 그대로 입은 채 비를 맞으며 하산을 마쳤을 때 겉감은 비를 맞아 물기에 반짝거렸습니다. 하지만 충전재까지 젖지 않은 느낌이었고 보온은 그대로 유지한 상태로 안쪽은 보송보송했습니다. 비도 오고 바람이 강하면 무슨 옷을 입어도 그대로 투습되어 체온이 낮아지기 마련인데 Macro Puff Hoody 는 포근하게 감싸주고 있었습니다.

 

에피소드 #2 – 추위에 강하다.

서울에서는 등반을 상상도 할 수 없는 12월이었습니다. 이 작은 한반도에서 아무리 남쪽으로 내려간다고 해도 불과 400km 거리밖에 안되는 남쪽의 위도 차이는 크지 않을 테고 기온도 마찬가지일테죠. 그래도 밑도 끝도 없이 “따듯한 남쪽나라”라며 호기롭게 금정산 부채바위로 향했습니다. 30분 이상의 어프로치 내내 땀이 나긴 했지만 공기는 꽤 앙칼지게 차가웠습니다. 짧게 2시간 정도 해가 비추던 부채바위 남벽에서는 잠시 행복했을 뿐 점점 해가 저 너머로 돌아가면서 그야말로 시베리아에 있는 기분이었습니다. 영상 5도 정도였고 높지 않은 산이었지만 역시 산 속의 기온은 더욱 매정하게 느껴졌습니다.

 

얇은 반팔 티셔츠와 Capilen Air Crew를 껴입은 위에 Macro Puff Hoody 하나만 입었는데 포근함은 여느 heavy down jacket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물론 다운 재킷이 주는 부피의 빵빵함과 그래서 더 포근한 듯 느껴지는 기분은 아니지만 실제적 그리고 기술적 보온은 훌륭했습니다. 무엇을 입고 있던지 추위에 괜히 어깨가 움츠러드는 건 매한가지니까요. 코 끝과 얼굴이 얼어붙어 빨갛다 못해 새파랗게 질려 있고 손끝은 감각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시려웠지만 Macro Puff Hoody 속의 내 몸은 편안했습니다.

 

등반하려고 옷을 벗을 때면 추위가 공포스러울 정도여서 Macro를 입고 등반해도 무방할 듯 했고 부피가 적고 얇기 때문에 등반 시의 동작에 크게 거추장스럽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단피치 등반이어서 잠시 등반 시의 동작의 원활함을 위해 벗었는데 멀티피치 등반을 할 때는 이만큼 유용한 재킷이 없을 것 같았습니다.

 

에피소드 #3 – 보기보다 강하다.

서울의 기온이 올 겨울 들어 가장 춥다는 날이었습니다. 한낮에도 영하였고 살을 애는 듯한 추위였는데 나는 Macro Puff Hoody를 입고 도시를 활보하여 약속장소에 당도했습니다. 나를 만난 상대방은 온 몸으로 추위를 표현하며 내 팔을 위 아래로 쓰다듬으며 말했습니다. “추운데 왜 이렇게 얇게 입고 왔어.”라고. 저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얼굴만 춥고 몸은 완전 따듯하네요!”

전미현|클라이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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